10년만의 백일해 대유행
올 여름, 10년만의 백일해 대유행으로 많은 학령기와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7월 백일해 환자는 6900명여로, 5년전과 비교해 14배 이상 급증했고, 감염자수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특히, 13~19세와 7~12세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어, 소아/청소년이 백일해 전체 비율의 91%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데요.
백일해는 어떤 병인가요?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 감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의 일종으로, '100일동안 기침이 끊이지 않는다' 는 뜻의 발작성 기침을 동반하는 증상입니다. 감염자 대부분이 기침 증세를 보이고, 심한 경우 발작성 기침까지 보이게 되는데요.
요즈음은 코로나 종식 이후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는 아이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전염이 되는 경우가 많아 학령기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유전자 변이로 인해 독성이 약한 편이라 치명률은 훨씬 낮다고 합니다. 따라서 코로나19 때처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일부 고위험군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생아 백일해, 괜찮을까요?
최근 환자가 크게 늘면서, 산부인과학회 등에서도 임신 여성 및 신생아 돌봄 가족에게 백일해 백신 접종을 권고하였는데요. 백일해는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하기 때문에, 백일해 환자와의 직접 접촉, 기침 및 재채기 등에 의한 호흡기 전파로 인해 신생아에게도 쉽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백일해는 1세 미만 영아 사망률이 가장 높기도 한데요. 감기처럼 지나가는 청소년이나 성인과 달리, 영유아는 백일해에 감염되면 중증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발작적 기침으로 호흡 곤란이 심해지고, 폐렴, 저산소증이나 뇌손상 등 합병증을 동반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에서 1998년에서 2009년까지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백일해로 인한 입원의 93%, 그리고 백일해 합병증 사망의 72%가 생후 3개월 미만 영유아였기 때문에, 신생아가 백일해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이 중요합니다.
임산부와 가족들, 백일해 백신 접종 받아야 할까요?
백일해 백신은 임산부에게는, 태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어머니에게 형성된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도 전달될 수 있어, 임신 시기에 백신을 접종하면 신생아 시기에 백일해로부터 보호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갓 태어난 신생아가 백일해에 걸리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임산부가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임산부에게 권장되는 시기는 임신 27~36주 사이에 Tdap 백신을 접종받는 것입니다.
또, 백일해 감염 후 무증상인 가족 구성원이 아이들에게 백일해를 일으키는 주요 감염원이기 때문에, 임산부와 신생아 돌봄가족 모두 백일해 백신 접종이 권장되는데요.
실제로 백일해로 확진된 영유아의 86%는 부모, 조부모, 형제, 자매 등 가족 감염으로 발병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신생아가 있는 가족 내 청소년과 성인(부모, 조부모)의 경우에도, Tdap 접종력이 없다면 밀접 접촉하기 2주 전까지 Tdap 접종이 권고됩니다.
특히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많아 신생아를 시부모나 친정부모님들이 보시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남편보다도 조부모님들이 백신을 더 맞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이분들이 감염되면 무증상이나 증상이 경미해, 본인이 감염된지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를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생아 출생 후 백신을 맞으면 안되나요?
아이만 예방접종을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아니라고 합니다. 생후 2개월부터 국가 필수 예방접종의 일환으로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등의 예방효과가 있는 혼합백신인 DTap 백신을 접종하게 되는데요. 3회 기초 접종과 추가 접종까지 모두 완료하더라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백일해 감염위험은 출생 직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받기 전에는 아무리 위생에 신경쓰고 조심하더라도 백일해 감염을 차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가족, 육아도우미, 산후조리업자 등 모두 Tdap 백신 접종이 권장됩니다.
백일해 백신 재접종 필요한가요?
접종력이 있어도, 백일해 감염 위험은 존재합니다. 백일해는 기본 예방접종 완료 후, 10년이 지나면 면역력이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특히, 30대 부터는 항체가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가족 감염으로 퍼지는 백일해 예방을 위해서는, Dtap 백신 접종을 완료한 18세 이상 성인도 매 10년마다 1회씩 백일해 예방 효과가 포함된 Tdap 백신을 재접종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유아와 밀접하게 접촉하기 2주 전에는 접종이 완료되어야 합니다.
백일해 예방접종 어디서 맞을 수 있나요? 가격은?
백일해 예방접종은 보건소 및 지정 의료기관에서 접종이 가능합니다. 특히 만 12세 이하라면, 무료로 접종이 가능합니다. 그 외에는 보건소나, 가정의학과, 내과 등 일반 병의원에서도 가능합니다.
보건소에서 접종 시, 일반인(임산부, 남편, 가족 등)은 인당 20,000원~35,000원으로 접종이 가능합니다(지역마다 상이할 수 있음). 하지만 임산부의 경우, 보건소에 임산부 추천서를 제출하면 무료 접종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산부인과나 일반병원에서는 비급여 항목이어서 4-6만원 사이의 가격이라고 하니, 보건소에서 맞는 것이 훨씬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겠네요!
오늘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백일해와, 신생아 백일해, 임산부/가족 백일해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미리 알아두고 예방해야, 신생아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백일해 예방접종,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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